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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극... 귀신의 집으로 오세요 :: 2007/05/07 21:30

오랜만에 본 연극의 제목이 '귀신의 집으로 오세요' 이다.
사실 이 공연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던 건 아무것도 없었고
그저 내가 좋아하는 영화배우, 유지태가 나온다는 얘기에 아무 망설임없이 표를 예매했던 것이다.
그리고 한달 정도를 기다렸다가 드디어 지난 토요일에 보았던 연극 '귀신의 집으로 오세요'.

이 연극은 유지태 자신이 배우로 등장하기도 하지만, 사실 그가 감독을 한 두번째 연극이라고 한다.
영화배우로서의 유지태 밖에 몰랐던 나는 이 연극을 통해서 연극배우 유지태. 그리고 연극을 기획하고
감독하는 유지태의 모습까지 알게 된 것 같다.
사실 배우가 배우 이외의 역할을 하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었으므로 그의 연출력이나 기획력 같은 건
별로 생각하고 싶지가 않았다.
( 유지태가 그런 능력면에서 자질이 없다는게 아니라, 순전히 나 스스로 생각하는
유지태라는 사람은 오로지 영화배우, 연극배우인 유지태 밖에 모른다는 얘기다. )

그런 덕분에 배우 스스로 감독이 된 조금 특별한 연극을 보았지만, 그의 연기와 표정과 목소리에만
집중할 수 있었다. 나로서는 참 다행한 일이다.
아주 유명한 흉가. 게다가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까지 나도는 그런 흉가.
그 흉가에 사람들이 산다.
아니 엄밀하게 말하면,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지만
영혼들은 자신이 죽었다는 자각을 하지 못한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,
그리고 영혼들은 살아 생전에 하던 일을 끊임없이 반복한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...
그렇게 몇 명의 귀신들은 관객에게 다소 난해하기까지한 생활을 보여준다.

시대적 배경 자체는
각종 미디어에서 그것을 알려주고, 60분 동안 추적도 해주고, PD의 수첩까지 낱낱이 보여주는 현대시대이지만
그 집에 살고 있는 귀신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살아 숨쉬던..30년대, 혹은 40년대를 살아가고 있다.
엄마와 딸.
끊임없이 딸을 찾아다니는 엄마와, 악착같이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 딸.
그 둘은 같은 공간을 배회하고 서로를 그리워 하지만 좀처럼 만나지지 않는다.
그리고, 그 둘을 이어주는 유일한 연결고리 인우.
어찌된 일인지 엄마와 딸은 서로 다른 차원을 살고 있다.
그래서 같은 시간,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각자가 속해있는 차원이 다른 이유로
서로가 서로를 느낄 수 조차 없다.
하지만 인우 라는 캐릭터는 그 차원의 벽을 넘어 그 둘 모두에게 닿아 있다.

그래서..............
엄마와 딸을 서로 만나게 해주고 더 이상 이승에서 떠돌지 않고 극락왕생할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
인우는 엄청난 에너지를 쓴다.
(천국..이라는 말 보다 극락왕생..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이 연극은 향토적이고, 한국적이다.)
연극을 보는 내내 유쾌하게 웃었지만, 어쩐지 서글프고 조금은 섬뜩하기도 했던 이 연극은
관객들로 하여금 극과 극을 달리는 평을 낳게 했다.
물론 나의 평은, 이 연극은 최고, 배우들도 최고, 조금도 아깝지 않게 기꺼이 다시 볼 수 있는 그런 연극이다.
좋은 배우와, 좋은 작가, 그리고 좋은 극장이 낳은 꽤 좋은 연극이었다.
그리고, 스포일러로 연극의 내용을 살짝 흘리는 이유는..
이 정도는 미리 알고 보는게 훨씬 더 재미있게 연극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.
이런 어줍잖은 글로, 연극을 표현하는데.. 이 연극은 최고.. 라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는만큼
공연을 좋아하는 분들께 자신있게 권하고 싶다.
꼭 한번 들러서 보고 오시라고 말이다.

당연한 것이겠지만....
공연중에는 사진기를 절대 꺼내놓을 수 없었다..
그래도 글만으로는 좀 허전한 것 같아서..그때 샀던 프로그램북을 대~충~ 찍어 올린다.
성능좋은 스캐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...
스캐너 켜고, 유리판 닦고, 포토샵으로 읽어서 조절하고 정리하고 잘라내고 또 이러고 저러고... ㅡ,.ㅡ
하는 것들이 너무 귀찮아서~ ^^;;;;



